해당 블로그에 올라오는 모든 사용기는
저의 개인적 생각들이며, 제 스스로 기록을
남기기 위한 의도도 함께 있습니다.
따라서 객관적 정보만 전달하기보다는
주관적 감상이 더 많은 후기들이 될 것이며,
참고할 수 있게끔 구입당시의 금액 역시
정확히 기재할 예정입니다. (너무나도 내돈내산)
2만원대 차이파이 입문명기
기존에는 21년도에 26만원을 주고 구입한
(맥세이프 포함 307,000)
에어팟 프로와, 올해 24만원에 구입한 보스QC로 출퇴근길 유튜브 시청 겸 노캔으로 대중교통과 주변 소음 차단,
간간히 음악은 하루 3~5곡 정도만 들으며 생활 중이었다.
그러다 하도 차이파이 차이파이~ 하길래 호기심에 저가형 가성비 제품을 찾던 중 이 모델이 눈에 띄게 되었고, 긍정적 평가가 자자하기에 구입해 보았다.
제로투.
뭔가 이름은 신뢰성이 떨어졌지만...
기본에 충실한 구성
가격이 워낙 저렴하여 (23,000원대) 큰 기대 없이 구입하였고, 박스에서도 이미
없던 기대감마저 내려가게 만들어 주었다.
실사용기
그래프를 보며 수치를 확인한다거나 그것으로 음향에 대하여 논하는 건 내 수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음원 무손실 설정이 되어있는 아이폰에 저가형 꼬다리를 꽂아 그냥 귀에 넣어봤다.
매우 가벼운 유닛과 선덕에, 오래간만에 유선제품을 쓰며 불편하면 어쩌나 하던 생각은 사라졌고, 중간 사이즈의 이어팁과 유닛형태가 내 귀와 잘 맞아 걱정하였던 차음성 면에서도 만족스러웠다.
평소 사용하는 수준보다 볼륨을 좀 더 높게 잡아야만 했으나, 노캔을 쓸 때와 마찬가지로 지하철 내부에서 소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
음질에 있어서는 이 가격대에서 보여줄 수 없는 성능이라 느껴지는 타격감 있는 저음역대와 펀치력이 느껴졌고, 전체적으로 밸런스 잡힌
사운드를 들려줬다.
저음역대의 구현이 적당히 울림도 있었으나, 의외로 빠른 반응이 더 눈에 띈다는 기분이랄까.
사실 그전까지 쓰던 보스QC나 에어팟프로 역시 저음역대는 나름 재밌게 구현하고 있었지만, 20만원 중후반대 이상의 제품들을 2만원 중반대의 제품이 같은 선상에서 주고받고 하고 있다니... 충격적이면서도 이게 진짜 가성비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중고음역대는 보스QC에 비하여 제로투가 압승해 버리며 무선 헤드폰은 겨울에 귀가 시릴까 봐 쓰는 용도 외에는 안 쓰기로 다짐하였다..ㅠ
저음역대뿐만 아니라 보컬의 고음역대 역시 수월하게 표현해 주는 느낌이었다.
다만 수월하다의 수준이지, 뛰어나다거나 잘 뽑아낸다 라는건 아니다.
그래도 이걸 2만원대에 다 구현해 내다니... 유선 이어폰이 시장이 이만큼 가성비가 좋아지고 발전했다고??
그래도 느껴지는 한계점
사실 저가형 제품이 모든 것을 만족한다면 그 이상의 제품은 뭐 하러 만들겠는가.
명확하지만 초기엔 느끼지 못했던 단점들도 분명 존재했다.
저음, 고음역대에 강점을 보이며 듣는 즐거움을 주는 제품은 확실했으나, 악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 위에 보컬들이 함께 나오면서 '여기가 한계인가??' 싶은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옛날에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가 휴게소에서 급하게 샀던 5천원 만원짜리 이어폰들처럼,
이 소리를 넘어가버리면 흩어질 것만 같은 느낌들이.
그 느낌이 딱 들기 직전까지만 가다가 간신히 위기를 넘기는듯한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또한 저음역대는 에어팟프로급으로(혹은 그 이상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었지만,
다양한 저음역대의 악기가 함께 치고 나올 때면 그 구분감이 모호해지고,
특히 킥드럼 부분이 애매하게 뭉그러지는듯한 느낌도 받았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가장 큰 단점은, '음악의 맛을 살리지 못한다' 였다.
절대 빠지는 소리가 아님에도, 보컬의 특색이나 숨소리가 잘 느껴지는 곡,
풍부한 베이스 위에 공간감을 넓게 펼치며 등장하는 보컬의 표현 같은 부분에서 조금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딱히 소리가 무너지는 느낌은 없었으나, 사실 이것보다 좀 더 좋은 해상력도 나올 것
같은데, 딱 실수하기 전에 억제시키는듯한 느낌이랄까? 이는 DAC와 케이블을
바꿨을 때도 아주 미약한 개선만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가장 용납할 수 없는 부분.
처음엔 이 선으로 그만큼 성능을 뽑아줘서 아무 생각 없이 쓰고는 있었는데,
옛날 3천원 5천원짜리 선급으로 보이는 번들 케이블이.........
그래서 따로 사서 바꾸고 나면 만족도 200%
ZERO2, 입문기기로 적당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어폰 입문은 대만족이었다.
사실 20년 전까지는 나름 음악 쪽 활동도 하면서 B&O사의 A8이라던가 삼성의 EP-1, 그 이후에는 소니의 XBA-4까지 구입하여 애용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삶에 쫓겨 '음감' 자체의 즐거움을 잊고 살아왔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이 듣는 소리의 영역도 바뀐다고 했던가..?
예전에는 들렸던 소리들조차 구분이 힘들어지는 것 같아 더 이상 음향기기에 대한 욕심을 잊고 살았는데, 이 제로투라는 모델이 그때의 감성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물론 내 고막은 그때처럼 짱짱하지 않아서 겨우겨우 소리라도 들어가며 살고 있지만,ㅎㅎ
3만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기존 이어폰, 헤드폰들과 차이점을 찾아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결국 그 뒤로 많은 이어폰들이 집에 도착하게 되어버렸다.
이어폰 입문을 하고 싶은데, 딱히 돈을 얼마나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면, 이 제품이 적정선인 것 같다.
막귀 입장에서 듣기에는 몇몇 4-5만원대 제품들과도 비슷한 성능을 보여줬고, 이 정도 선에서 딱히 유선 이어폰에 대한 매력을 못 느꼈다면.
이 이상의 제품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어폰에 대한 투자는 잠시 접고 다른 기기들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을 정도로 기준점이 될만한 제품이라 느꼈다.
제품 기본스펙 정리
늘어나버린 장비들로 정신 없을 미래의 나를 위해서도 정리하는 부분.
드라이버 : 1DD(10mm)
케이블 : 2pin 0.78mm / 3.5mm
임피던스 : 32옴
기타 : 케이스 미포함